어릴 적 기억이 지금의 말문을 막고 있습니다.영어 울렁증 사실은 트라우마였습니다. 영어 울렁증은 단순히 영어 실력이나 연습 부족으로 생긴 것이 아니라, 과거에 겪은 감정적인 경험, 특히 부끄러움과 수치심으로부터 비롯된 경우가 많습니다.
많은 사람들은 초등학교나 중학교 시절, 영어 수업 시간에 발표를 하다가 틀렸을 때 친구들에게 놀림을 받았거나, 선생님에게 지적을 당했던 경험을 가지고 있습니다. 어떤 사람은 발음을 잘못했다고 교실 전체가 웃는 바람에 얼굴이 화끈거렸던 순간을 기억하기도 하고, 어떤 이는 해석 문제를 틀리고 나서 자리를 박차고 나가고 싶었던 그날의 감정을 아직도 잊지 못합니다. 당시에는 어린 나이에 그 상황을 감당할 수 없었고, 그로 인해 영어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이 자리를 잡은 것입니다.
1.어린 시절의 경험이 지금의 나를 붙잡고 있습니다
성인이 되어서도 영어만 하면 긴장되고, 누군가 앞에서 영어로 말하라고 하면 목이 타고 머릿속이 하얘지는 경험을 해본 사람이 많습니다. 어휘도 어느 정도 알고, 문법도 알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막상 입 밖으로 꺼내려고 하면 아무 말도 나오지 않는 순간이 찾아옵니다. 이럴 때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실력을 탓하고, “나는 왜 이렇게 영어가 안 되지”, “다들 잘만 하는데 왜 나만 못하지”라며 자책하곤 합니다. 하지만 영어 울렁증의 원인은 단순히 공부를 안 해서 생긴 것이 아닙니다. 사실은 훨씬 더 뿌리 깊은 감정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많은 경우, 영어에 대한 두려움은 어린 시절 학교에서 겪었던 부끄러움, 혼남, 창피함의 감정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영어 단어를 잘못 읽었을 때 반 친구들이 웃거나 선생님이 지적했던 순간, 해석 문제를 틀렸다고 놀림을 받았던 기억들이 무의식 속에 깊이 남아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기억들은 ‘영어’라는 단어만 들어도 몸이 먼저 긴장하도록 만드는 트리거가 됩니다. 뇌는 그때의 불쾌했던 감정을 되살려 다시는 그런 상황이 오지 않도록 입을 꾹 다물게 합니다. 일종의 감정 방어 반응이 영어에 연결되어 있는 셈입니다.
그래서 이런 경우, 실력이 늘어도 여전히 영어 앞에서는 얼어붙는 일이 반복되곤 합니다. 단순히 단어를 많이 외운다고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라, 감정적으로 연결된 기억과 상처를 먼저 들여다보고 풀어줘야 하는 문제인 것입니다. 영어는 언어가 아니라 그 사람의 과거 감정, 자존감, 상처와 얽혀 있는 하나의 ‘감정 사건’으로 존재하게 됩니다. 그리고 그 감정을 알아차리는 것에서부터 회복이 시작됩니다.
2.영어 앞에서 무너지는 마음은 실패가 아닌 감정의 신호입니다
많은 사람들은 영어를 못하는 자신을 탓하면서 자신감마저 잃어버리게 됩니다. 하지만 영어 앞에서 무너지는 그 감정은 ‘부족함’이나 ‘게으름’ 때문이 아니라, 오히려 오래된 감정 상처가 아직 회복되지 않았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야 합니다. 실패가 아니라, 내 마음이 여전히 불안하다는 하나의 표현인 것입니다. 감정은 억누를수록 더 강하게 되돌아옵니다. 울렁증이나 긴장감도 마찬가지입니다. 영어 울렁증을 이겨내려면, 우선 이 감정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태도가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영어를 말하려다 긴장이 올라올 때 “왜 이래, 또 못하겠네”라고 자책하는 대신 “아, 내가 또 긴장했구나. 아직 그때의 감정이 남아 있나 보다”라고 부드럽게 자신에게 말해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감정을 판단하지 않고 그대로 느끼는 것, 이것이 감정 회복의 첫걸음입니다. 심리학에서는 이를 감정 라벨링이라고 부릅니다. 감정에 이름을 붙이는 순간, 그 감정은 점점 줄어들기 시작합니다. “지금 내가 느끼는 건 부끄러움이야”, “나는 지금 실수에 대한 두려움을 느끼고 있어”라고 스스로에게 말해보는 연습을 자주 해보는 것이 좋습니다.
이렇게 감정을 안전하게 마주하기 시작하면, 영어는 더 이상 두려움의 대상이 아니라 나를 다시 회복시키는 통로가 될 수 있습니다. 우리는 오랜 시간 영어를 ‘성적’이나 ‘평가’의 시선으로 바라봤기 때문에, 실수하는 걸 실패라고 착각해왔습니다. 하지만 영어는 단순히 문장을 맞히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과 나를 연결하는 도구이고, 실수도 대화의 일부일 뿐입니다. 감정을 인정하고, 나 자신을 지켜내는 언어 학습을 시작할 때, 비로소 영어 앞에서의 자존감을 되찾을 수 있습니다.
3.회복의 시작은 실력이 아니라 안전한 감정 환경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영어 울렁증을 극복하기 위해 더 많은 공부를 하고, 더 열심히 외우고, 더 높은 수준의 학습 콘텐츠에 도전합니다. 물론 실력을 쌓는 것도 필요합니다. 하지만 영어 울렁증은 실력의 문제가 아니라 감정의 상처이기 때문에, 그 회복의 시작점도 다릅니다. 회복의 열쇠는 바로 ‘안전감’입니다. 다시 말해, 실수해도 괜찮고, 틀려도 비난받지 않는 환경이 마련되어야 비로소 말문이 열리기 시작합니다.
안전감 있는 환경은 스스로도 만들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거울 앞에서 혼잣말로 하루 1분 영어 말하기를 연습해보는 것도 좋습니다. 아무도 지켜보지 않는 공간에서 말하는 연습을 하면, 실수를 해도 긴장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말하는 감각을 되찾을 수 있습니다. 또, 1:1 온라인 튜터링을 할 때는 무조건 친절하고 따뜻한 피드백을 주는 튜터를 선택하는 것이 좋습니다. 튜터가 나를 평가하지 않고 진심으로 응원해주는 사람일수록, 우리는 점점 말문을 열 수 있습니다.
또한 감정 회복에 도움이 되는 방법 중 하나는 영어 학습일기를 쓰는 것입니다. 단순히 오늘 배운 단어를 정리하는 것이 아니라, “오늘 영어를 하면서 어떤 감정을 느꼈는지”를 짧게 적어보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오늘 처음으로 틀렸지만, 튜터가 웃어줘서 안심했다”, “말이 막혔을 땐 당황했지만, 그래도 끝까지 해냈다” 같은 문장을 적으면서 자신을 위로하고 격려하는 시간을 갖는 것입니다.
이렇게 감정에 안전을 주는 루틴을 하나씩 쌓아갈 때, 영어는 점점 부담이 줄어들고 자연스러운 일상이 됩니다. 영어를 잘해야 한다는 압박감 대신, 영어 앞에서도 나답게 있을 수 있다는 감각이 생기면 그것이 바로 울렁증 극복의 시작입니다. 실수를 두려워하지 않는 마음, 감정을 인정할 수 있는 여유, 그리고 나를 응원하는 공간이 있을 때, 우리는 영어뿐 아니라 자신에 대한 신뢰까지 회복할 수 있습니다.